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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광구' 34년 만에 재추진 한국의 마지막 승부수 - 1982년 UN 국제해양법 변경 이후 일본 영토로 귀속 본문

사회

'제7광구' 34년 만에 재추진 한국의 마지막 승부수 - 1982년 UN 국제해양법 변경 이후 일본 영토로 귀속

핫한연예뉴스 2020. 3. 19. 12:16

잊혀진 우리 영토, 대륙붕 제7광구 얘기입니다. 10여 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 7광구 말고요. 80년대

초, 산유국을 향한 부푼 꿈에 날개를 달아줬던 대륙붕 '제7광구'를 우리 정부가 개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올해 1월 2일 산업자원부가 석유공사를 개발사업자(조광권자)로 지정하고 일본 외무성에 통보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개발하면 하는 거지 왜 일본에 통보를? 7광구에는 그럴만한 곡절이 좀 있습니다.

 

지도의 '노란 선'이 바로 7광구입니다. 여기 석유가 있을지 없을지는 물론 파봐야 알겠죠. 그러나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근거가 있느냐고요? 1968년 UN 아시아개발위원회라는 기구에서 동중국해

대륙붕 자원 탐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보고서에서 "타이완에서 일본 오키나와에 이르는 동중국해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량의

석유자원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결론이 나왔거든요.

 

한참 뒤인 2004년 미국의 국제 정책연구소인 ‘우드로 윌슨’ 센터가 낸 보고서에서도 "동중국해 천연가스

매장량이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달할 것"이란 구체적인 추정 매장량까지 나왔습니다.

 

여기가 노다지라는 보고서가 나오니 1970년 박정희 정권은 제주도 남쪽에서 일본 오키나와 앞에

이르는 7광구를 우리 땅 이라고 선포해버립니다.

 

그런데 7광구 위치를 보면 느끼시겠지만 사실 이게 우리 땅이라고 하기엔 일본 쪽에 더 가깝게 붙어

있거든요.

 

당시 국제해양법은 '대륙붕이 어느 나라와 연결돼 있는지'를 기준으로 누구 땅인지 정리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로부터 7광구까지 한 덩어리로 쭉 이어져 있으니 여기 우리 땅, 이렇게 우길 수

있었던 겁니다.

 

반면 일본은 거리상으론 훨씬 더 가깝지만 7광구와 오키나와 사이에 600m 깊이의 거대한 바다

골짜기(해구)가 끊어놓고 있거든요.

 

일본이 우리나라에 개발을 함께하자고 제안해 와서 1978년 한-일 양국은 7광구를 공동개발한다는

조약을 맺습니다.

 

석유가 나오면 반씩 나누자는 내용이었죠. 당시 우리는 국제법적인 근거만 있었지 막상 석유를 탐사할

기술도 돈도 없었으니, 일본의 조약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이때부터 7광구의 이름도 JDZ(Joint Development Zone), '한-일 공동개발구역'으로 바뀝니다.

 

1980년부터 한-일 양국이 탐사하고 시추를 시작합니다. 시험적으로 7개 시추공을 뚫었고 3개

시추공에서 적은 양이긴 하지만 석유와 가스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온 국민이 산유국, 이제 부자 나라가 된다는 꿈으로 가득찼습니다. '제7광구가 검은 진주'라는 노랫말의

국민가요까지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죠.

 

그러나 거기까지였습니다. 1986년 일본이 갑자기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철수해버린 겁니다.

 

아니 왜 뜬금없이... 그럼 한국 혼자서 개발을 계속하면 안 되나요? 네, 안 됩니다. 1978년 맺은 조약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탐사와 시추는 반드시 양국이 공동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거든요. 한국이 단독으로라도

계속 개발하고 싶어도 일본이 안 한다고 하면 할 수 없도록 조약을 맺은 겁니다.

 

이후 지금까지 34년간 7광구는 시추는커녕 탐사 한번 해보지 못한 채 허송세월 흘려 보냈습니다.

 

그럼 일본은 왜 갑자기 개발 중단을 선언한 걸까요?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경제성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노다지일 줄 알았는데 막상 조사해보니 돈 들여 개발할 만큼 경제성이 있진 않더라

하는 거였죠. 그러나 진짜 속셈은 따로 있었습니다.

 

1982년 UN 국제해양법이 새로 채택됩니다.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란 개념이 이때부터

도입됐는데, 대륙붕 소유권을 옛날처럼 어느 나라와 연결됐는지 복잡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중간선

그어서 반씩 나눠 갖자, 이렇게 바뀌고 말았습니다. 새로운 해양법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중간선을

그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도를 보면 일본이 다른 속셈이 생기는 게 당연하겠죠. 90% 이상이 일본 영토로 귀속되니까 말이죠.

 

게다가 1978년 맺은 한-일 조약은 영구 조약이 아니라 50년 동안만 유효한 조약입니다. 2028년,

즉 앞으로 8년 뒤 종료됩니다.

 

땅속에 있는 석유가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굳이 한국과 공동개발해서 반씩 나눌 필요가

있겠느냐, 2028년 조약이 종료될 때까지만 기다리면 혼자 다 먹을 수 있는데...

 

이후 일본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7광구, JDZ 개발을 원천적으로 봉쇄시킵니다.

 

조약상 한쪽이라도 반대하면 못하게 돼 있으니까요. 우리 정부가 그래서 이번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겁니다.

 

석유자원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남은 8년도 빠듯하거든요. 일단 우리 외교부가 지난달

일본 외무성에 한국이 개발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현재 일본의 응답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과거 전례로 봤을 때 일본이 동의할 가능성은 글쎄요, 높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 경우를 감안하고서라도

우리 정부가 전략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어차피 이번이 마지막일 테니까요. 빼앗길 때 빼앗기더라도

한번 싸워나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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